
부산~괌 노선에서 승무원 4명, 승객 3명이라는 믿기 힘든 장면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과거 대표 휴양지였던 괌의 인기가 떨어진 데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과정에서 나온 공정위 규제로 공급까지 묶이면서 비효율적인 ‘텅 빈 비행기’가 계속 날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 글에서는 눕코노미로 불리는 괌 노선의 현황과, 왜 지방공항 활성화에도 악재가 되는지 살펴봅니다.
1. 승무원 4명, 승객 3명… ‘눕코노미’ 괌 노선의 현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2025년 11월 초, 괌에서 출발해 부산에 도착한 대한항공 KE2260편에는 승객이 고작 3명만 탑승했습니다. 해당 기종의 좌석 수는 약 180석 규모로, 통상 기장과 부기장, 객실 승무원 4명 등 6명이 근무합니다. 말 그대로 승무원 수가 승객 수보다 많은 ‘역대급 텅 빈 비행기’였던 셈입니다. 비슷한 시기 부산에서 괌으로 향한 항공편에서도 승객 4명, 하루 전체 탑승객 19명 수준에 그치는 사례가 이어졌고, 11월 한 달 평균 탑승률은 10~20%대에 머물렀습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 노선을 두고 옆 좌석이 줄줄이 비어 누워서 갈 수 있다는 의미로 ‘눕코노미(눕+이코노미)’라는 자조 섞인 별칭까지 붙였습니다.
2. 괌이 예전만 못한 이유: 노후화·환율·경쟁 휴양지
그렇다면 왜 괌 노선은 이 정도로 인기가 떨어졌을까요? 먼저, 괌은 한때 한국인에게 대표적인 가족·커플 휴양지로 사랑받았지만, 장기간 개발이 지체되면서 주요 호텔과 리조트, 상권이 전반적으로 노후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여행 경비 부담이 커진 점도 결정적입니다. 같은 시간, 비슷한 가격에 다녀올 수 있는 베트남 푸꾸옥, 필리핀 보홀 등 신흥 휴양지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선택지가 다양해진 것도 괌의 매력을 상대적으로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습니다. 즉, 수요 측면에서는 이미 괌이 ‘한물 간 휴양지’로 취급되고 있는데, 공급 구조는 여전히 과거 수준에 묶여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3. 공정위 규제가 만든 공급 과잉 구조
문제는 시장 수요가 줄었음에도 항공사들이 임의로 공급을 줄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을 승인하면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5개 항공사의 일부 국제선 좌석 수를 2019년 대비 90% 이상 유지하도록 10년간 의무화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노선 통폐합을 통해 독과점이 심해지고, 그 결과 운임이 급격히 오르거나 공급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인기가 크게 떨어진 괌, 세부 등 일부 노선까지도 코로나 이전 수준에 가깝게 운항해야 해서 탑승률 10%대의 ‘적자 비행기’가 반복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수요가 몰리는 노선에 기재를 집중 투입하기 어렵고, 비인기 노선 운항비 부담까지 떠안게 되는 셈입니다.
4. 지방공항 활성화와 규제 개선, 해법은 무엇일까
이 같은 구조는 특히 지방공항에 더 큰 타격을 줍니다. 인천공항은 수요가 풍부한 인기 노선이 많지만, 김해공항처럼 지방공항은 괌·세부·다낭 등 특정 휴양지 의존도가 높습니다. 지금처럼 비인기 노선까지 공급 유지 의무를 적용하면, 항공사는 손해를 감수하면서 기존 노선을 억지로 유지해야 하고 그만큼 새로운 노선을 개척할 여력이 줄어듭니다. 결과적으로 지방공항은 노선 다변화와 환승 허브 전략을 펼치기 어려워지고, 지역 경제 활성화 기회도 놓치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노선별 수요와 지역 특성을 고려해 규제 강도를 차등 적용하고, 일정 수준 이상 적자가 지속되는 노선에 대해서는 공급 유지 의무를 완화하는 등 탄력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눕코노미’로 상징되는 괌 노선 문제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우리 항공·관광 정책이 안고 있는 구조적 과제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Q. 정말로 승객 3명만 태우고 비행기가 운항했나요?
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2025년 11월 초 괌~부산 노선에서 승객 3명, 4명 등 극단적으로 낮은 탑승 사례가 실제로 발생했습니다. 좌석 180석 규모 항공기에 승무원보다 승객이 적은 장면이 연출된 것입니다.
Q. 지금 괌 여행을 가면 진짜 ‘눕코노미’가 가능한가요?
탑승률이 낮은 편이라 옆 좌석이 비어 있을 가능성은 높지만, 시기·요일·항공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향후 항공사 운항 전략이나 규제 변화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으므로, 최신 탑승률과 운임을 확인하고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공정위 규제가 완전히 잘못된 것 아닌가요?
공정위의 취지는 항공사 합병 이후 특정 노선 운임 폭등과 공급 축소를 막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다만 수요가 급감한 비인기 노선까지 일률적으로 2019년 수준 공급을 요구하다 보니, 괌 노선처럼 비효율적인 운항이 발생하고 지방공항 활성화를 막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Q. 지방공항을 살리려면 어떤 방향으로 개선해야 할까요?
노선별 수요 분석을 바탕으로 공급 유지 의무를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지방공항에 대해서는 신규 노선 개설 시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 거론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지역 관광 인프라와 연계한 패키지 상품, 저비용항공사와의 협업 등을 통해 수요 자체를 키우는 전략도 함께 필요합니다.
※ 본 글은 이가영 기자 보도(2025.11.21, 뉴스1·네이버뉴스)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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