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영국 국방부, 이스라엘군, 미국 정부가 잇따라 중국산 전기차를 잠재적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며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관용차에 ‘공무 대화 금지’ 스티커를 붙이고, 이미 도입한 차량 700대를 전량 회수하는 등 실제 정책 조치가 이어지면서 전기차를 둘러싼 보안 논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중국 전기차가 왜 ‘트로이 목마’로 불리는지, 각국이 어떤 대응에 나섰는지, 그리고 전기차 시대에 우리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정리해 봅니다.
목차
1. 중국 전기차, 왜 ‘트로이 목마’로 불리나
전기차는 더 이상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닙니다. 수십 개의 센서와 카메라, 마이크, GPS 모듈, 통신 모듈이 탑재된 바퀴 달린 데이터 플랫폼에 가깝습니다. 운전자의 위치 정보와 주행 기록은 물론, 스마트폰을 차량에 연결하는 순간 연락처·메시지·통화 기록 등 민감한 정보가 차량 컴퓨터를 통해 외부 서버로 전송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문제가 되는 지점은 이 데이터 흐름을 누가 통제하는가입니다. 중국 기업이 제작한 전기차에 중국산 소프트웨어와 통신 모듈이 들어가고, 이 데이터가 중국 내 서버로 전송될 수 있다면, 이는 곧 타국 정부·군·기업의 내부 정보를 꾸준히 빨아들이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각국 보안 당국은 중국 전기차를 고대 그리스 신화 속 ‘트로이 목마’에 비유하며 경고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2. 영국 국방부의 경고 스티커가 의미하는 것
영국 정부는 탄소중립(Net Zero) 목표 달성을 위해 내연기관 관용차를 전기차로 빠르게 교체해 왔습니다. 예산 제약 속에서 영국 국방부가 선택한 브랜드는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 산하의 MG 전기차였습니다. 영국 브랜드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중국 자본과 기술로 만들어지는 차량입니다.
그러나 도입 이후 국방부는 차량 조수석 앞에 두 가지 붉은 경고 문구를 붙였습니다. 하나는 “국방부(MOD) 기기를 이 차량에 연결하지 마시오”, 다른 하나는 “이 차량 안에서 공무(Official) 등급 이상의 대화를 피하시오”입니다. 이는 차량에 꽂은 충전 케이블이나 블루투스를 통해 군인의 스마트폰 정보와 위치, 심지어 대화 내용까지 차량 통신 모듈을 타고 외부로 나갈 수 있다는 우려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입니다.
전직 정보 장교들은 “지금 나오는 차량 대부분은 이미 복잡한 데이터 수집 시스템을 갖춘 장치”라며, 도입 단계에서부터 안보 관점의 검증이 있었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환경 정책을 위해 도입한 전기차가 결과적으로 국가 기밀을 노출할 수 있는 위험 요소로 바뀌어 버린 것입니다.
3. 이스라엘의 중국 SUV 700대 전량 회수
이스라엘 사례는 영국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모습입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2022년부터 다자녀 군 간부들에게 중국 체리자동차(Chery)의 SUV ‘티고 8 프로(Tiggo 8 Pro)’를 지급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보안 재점검 결과, 이 차량들이 군의 이동·소통 정보를 흡수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이라는 결론이 나왔고, 무려 700여 대를 전량 회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처음 차량을 도입할 때부터 카메라·마이크·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물리적으로 끄는 이른바 ‘멸균(sterilization)’ 작업까지 진행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깊은 곳에 백도어(Backdoor)가 숨어 있다면 마이크를 다시 켜거나 다른 센서로 간접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수백 대 군용 차량에서 모인 위치·출입 기록과 대화 내용이 빅데이터로 쌓이면, 주요 기지 위치와 지휘관 동선, 사적인 대화까지 군사 기밀 수준의 정보로 재구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미국, 중국 전기차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본다
미국은 중국 전기차를 둘러싼 논의에서 가장 강경한 입장에 서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커넥티드 차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특히 중국산 소프트웨어 또는 하드웨어가 탑재된 차량의 미국 판매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습니다. 이는 단순한 보호무역 조치가 아니라, 전기차를 “이동하는 안보 거점”으로 보는 인식에서 비롯됩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산 전기차가 군사 기지, 정부 청사, 연구소, 데이터센터 주변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네트워크에 접속하고 각종 센서로 주변 정보를 수집하는 상황을 그대로 두기 어렵습니다. 자국 도로 위의 차량이 곧 외국 정보기관의 ‘눈과 귀’가 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미국은 중국 전기차를 명시적으로 “국가 안보 위협(National Security Threat)” 범주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5. 전기차 시대, 소비자가 던져야 할 질문
이제 전기차는 친환경과 연비, 옵션만 보고 고를 수 있는 상품이 아닙니다. 내 차가 어떤 국가의 통신망과 서버에 연결되어 있는지, 어떤 회사의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를 제어하고 있는지까지 함께 봐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극단적인 공포에 빠지기보다 “데이터 주권”과 “디지털 안보” 관점에서 전기차를 다시 바라보는 일입니다. 중국 전기차가 정말 트로이 목마인지, 과도한 불신인지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지만, 세계 주요 국가들이 이미 보안 장벽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합니다. 전기차를 선택하는 소비자, 관용차·군용차를 도입하는 정부 모두에게 이제는 “이동수단이 곧 정보 인프라”라는 인식 전환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 Q. 중국 전기차를 사면 정말 모든 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가나요?
A. 현재까지 “모든 정보가 자동으로 유출된다”는 식의 단정적인 증거가 공개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전기차 구조상 대량의 데이터가 수집·전송될 수 있고, 이를 악용할 여지가 있다는 점 때문에 각국 정부가 강하게 경고하는 것입니다. 핵심은 브랜드 국적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 경로와 보안 수준을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하고 검증받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 Q. 영국과 이스라엘의 조치는 과도한 정치적 쇼가 아닌가요?
A. 정치적 메시지가 섞여 있을 수는 있지만, 두 나라 모두 실제 정책 조치를 취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영국은 국방부 차량에 공식 경고 스티커를 부착했고, 이스라엘은 중국 SUV 700대를 실제로 회수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레토릭을 넘어, 보안 위험을 제도적으로 관리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 Q. 소비자는 전기차 선택 시 어떤 점을 체크해야 할까요?
A. 첫째, 차량이 수집하는 데이터의 범위와 저장·전송 방식이 명확하게 안내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서버 위치, 원격 제어 기능 유무 등 커넥티드 기능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각국 규제나 리콜 사례를 참고해 내가 사려는 차량이 향후 정책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은 없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 Q. 앞으로 중국 전기차 논쟁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A. 전기차 보급이 늘어날수록, 그리고 자율주행 기능이 고도화될수록 “누가 데이터를 통제하는가”라는 문제는 더 뜨거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뿐 아니라 모든 국가의 전기차와 소프트웨어가 안보·개인정보 이슈의 중심에 설 수 있습니다. 각국은 규제를 강화하겠지만, 동시에 투명한 검증과 국제 표준 논의도 병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 참고 기사: 조선비즈 유진우 기자 (입력 2025.11.20 20:31 / 업데이트 2025.11.20 20:53), The Telegraph, The Times, Times of Israel 등 해외 매체 보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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